고건(高建) 국무총리는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국정현안정책조정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2001년 11월 이후 공사가 중단됐던 사패산 구간 공사를 당초 노선대로 재개키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고 총리는 “대통령 공약이 이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과 불교계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불교계와 환경단체에서 지적한 바를 반영해 국립공원의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고 서울 북부지역의 대기오염 피해를 줄여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사일정 최대한 앞당긴다=건설교통부는 공사일정이 당초보다 2년1개월 이상 지연된 것을 고려해 공사기간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는 방법을 동원할 방침이다.
공사가 중단된 3개 공구 가운데 착공조차 되지 않은 사패산터널 구간(4.6km)과 전체 공사의 34% 정도가 진행된 수락산터널(2.95km)에는 최신장비가 총동원된다. 또 야간작업도 실시될 전망이다.
그러나 2년여에 걸친 사업 차질로 완공시점이 최소한 1년6개월 이상 늦춰져 당초 2006년 6월 말로 예정됐던 준공일은 2008년 말경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도저 소음 반갑다”=이날 오전부터 경기 양주군 사패산터널 현장에서는 굴착기와 불도저가 내는 굉음이 울려 퍼졌다. 서울고속도로㈜ 임직원들은 “공사소음이 이렇게 반갑기는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입구 부근에 있던 망루농성장의 철거가 22일 시작된 이후 망루 잔해 대부분이 치워졌다. 시공사측은 혹시 있을지 모를 외부인 출입을 막기 위해 공사장 주변에 울타리를 쳤다.
당장 터널 굴착작업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형 장비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불도저가 터널이 생길 지점 주변을 정리하는 등 현장은 온종일 분주했다.
농성장의 무기로 쓰였던 LP가스통도, 외부인의 농성장 진입을 막는 데 쓰이던 페인트통도 다른 쓰레기와 함께 트럭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갔다.
그러나 공사현장 주변에는 경찰 3개 중대가 배치돼 차량과 사람들을 검문하는 등 아직도 긴장감은 여전했다.
‘의정부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사무국장 오세현씨(34)는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할 지역 주민의 요구가 그동안 정부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 듯해 서운했다”며 “늦었지만 올바른 결정을 내려 앞으로 지역발전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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