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 솥뚜겅의 무게’와 ‘솥바닥의 두께’가 비밀의 열쇠였다.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기술사 윤용현 연구관은 무쇠 솥 밥맛의 비밀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무쇠 솥 주물기술’이란 논문을 최근 발간된 겨레과학기술조사연구 제11집에 발표했다.
무쇠 솥뚜껑의 무게는 전체 솥 무게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무겁다.
또 다른 금속 재질의 솥뚜겅에 비해 온도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에 뚜껑과 솥 내부의 온도 차이를 크지 않게 조절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이런 상태가 유지될 때 솥 내부의 압력이 밥을 짓기에 가장 적당하다. 무쇠는 뜸을 들이는 동안에도 높은 온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며 서서히 식기 때문에 맛 좋은 밥이 만들어진다는 것.
무쇠 솥의 바닥 두께도 불이 밥맛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만들어졌다. 불에 가장 먼저 닿는 밑바닥 부분은 두껍고 불에서 멀리 떨어진 부분일수록 두께가 얇아져 솥 안에 담긴 쌀에 열기가 일정하게 전달된다. 열이 솥바닥에 고르게 전달되면 수분 함량 비율이 높으면서도 단단하고 찰진 밥알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윤 연구관은 “무쇠 솥은 우리 조상들이 금속을 얼마나 과학적으로 실생활에 활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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