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안팎에 이르는 사립대 등록금은 저소득층에 큰 부담이다. 어지간한 중산층도 이만 한 목돈을 한번에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연간 30여만명이 학자금 대출을 필요로 하고 있다. 여러 은행이 동시에 대출을 중단하면 저소득층 가운데 상당수는 이자율이 수십%인 사채를 빌릴 수밖에 없다. 아예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도 나올 것이다.
사기업들마저 장학사업을 확대하는 마당에 은행이 동참은 못할망정 학생들을 실의와 좌절 속으로 몰아넣어서야 되겠는가. 물론 은행의 수익성은 중요하다. 은행 부실을 또다시 세금으로 메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수익성은 자산운용 선진화, 신용심사 강화, 서비스 고급화 등을 통해 개선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학생들을 상대로 지나치게 장삿속을 차려서는 곤란하다.
이자율을 1%포인트 낮춘다고 해서 수익성이 감당 못할 만큼 나빠지는지도 의문이다. 은행들은 학자금 대출의 연체율이 일반 대출보다 2배 가까이 높아 금리 인하가 어렵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을 해 온 11개 은행의 연체율은 2∼10%대로 다양하다. 연체관리기법을 개선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하면 연체율을 낮출 수 있는 은행이 많다.
저금리 현상이 확산되면서 대부분의 금리가 1년 전보다 떨어졌다. 학자금 대출금리만 요지부동이어서는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 은행들은 연체를 최소화하는 방안부터 찾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도 1%포인트 인하가 무리라고 판단되면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교육부를 설득해야 한다. 손쉽게 학자금 대출 중단을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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