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김진우(金振宇) 교수팀은 유방암 환자에게서 특이하게 나타나는 ‘HCCR-2’ 발암유전자를 쥐의 수정란에 주입한 결과 태어난 새끼 쥐가 성장했을 때 밤톨 크기의 유방암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김 교수는 “HCCR-2 유전자는 암 억제 단백질인 ‘P53’의 기능을 억제시켜 유방암을 일으킨다”며 “유방암에 걸린 쥐는 유방 뇌 심장 폐 간 위 신장 등에서 P53의 기능이 크게 떨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암 분야 유명 저널인 온코진(Oncogene) 최신호에 실렸다.
김 교수는 “유방암을 유발시키는 유전자들은 많지만 HCCR-2 유전자처럼 강력한 발암유전자는 없다”며 “앞으로 이 유전자를 통해 사람의 유방암 발생 메커니즘을 밝히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로 유방암 환자가 얼마나 많은 HCCR-2 유전자를 갖고 있는지와 또 이 유전자가 기존에 알려진 다른 유방암 유발 유전자에 비해 얼마나 더 유방암을 발생시키는지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HCCR-2 유전자는 김 교수팀이 2년 전 처음 발견한 발암 유전자로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유전자은행에 등록돼 있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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