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귀농인들 다시 농촌 떠난다

  • 입력 2004년 1월 2일 20시 35분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크게 늘었던 귀농인들이 다시 농촌을 등지고 있다.

농산물 수입개방 등으로 농업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3년 전부터 귀농인을 대상으로 지원되던 영농창업자금 마저 끊겼기 때문이다.

2일 전남도에 따르면 1990년부터 농촌인구 유입을 위해 귀농정책을 실시한 이후 1997년까지 8년 동안 704가구에 머물던 전남지역 귀농가구가 IMF 체제가 시작되던 98년과 99년 각각 1636가구와 1048가구로 급증했다.

그러나 2000년 230가구로 급감한 뒤 2001년 77가구, 2002년 67가구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 10월 말 현재 51가구로 떨어졌다.

반면 귀농가구 가운데 다시 도시로 떠난 재이농가구 비율은 98년 8.9%(146가구), 99년 17%(182가구)에 불과했으나 2002년 46.7%(36가구)에 이어 지난해 67.2%(37가구)로 집계됐다.

이처럼 귀농인구는 줄어든 대신 재이농인구가 느는 이유는 수입개방, 농산물 판로 붕괴 등에 따른 소득감소와 귀농지원 및 사후관리 미흡 등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농림부가 98년부터 귀농인을 대상으로 연리 3%, 최고 5000만원까지 영농시설 및 운영자금을 지원해오던 것을 2001년부터 중단한데다 현장실습 위주의 귀농교육을 소홀히 한 점도 귀농인들의 농촌 정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원주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시의장은 “강의를 통한 획일적인 귀농교육에서 탈피해 귀농 이전 일정기간 선진농가에서 실습을 하는 등 교육과정을 통해 귀농인들을 선발하고 창업자금 뿐만 아니라 운영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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