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인천 부평구 부평동 가톨릭대 성모자애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11시경 40대 여성이 찾아와 “심부름 왔는데 원장님께 전해달라”며 편지 한 통과 케이크를 안내원에게 맡겼다.
봉투를 열어 본 병원장 이숙자(세례명 아오스딩) 수녀는 현금 40만원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 원장은 봉투 안에 든 편지를 읽고 나서야 그 돈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편지에는 ‘사죄를 드립니다. 저는 35년 전 생활고를 비관해 목숨을 끊으려 음독을 했는데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습니다. 저는 그 때 병원비를 낼 형편이 안 돼 도망쳤습니다. 이 돈이 병원이 베푼 은혜에 비하면 가당치 않지만 이제야 용서를 빕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이 원장은 “편지를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자신이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는 것은 우리 사회에 아직 정이 남아 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병원측은 이 돈을 어려운 환자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인천=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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