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회장 出禁 “한나라-盧캠프 수억씩 전달”

  • 입력 2004년 1월 5일 18시 26분


박연차씨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5일 박연차(朴淵次·49) 태광실업 회장이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캠프와 한나라당에 수억원씩의 대선자금을 전달한 단서를 확보했다. 검찰은 이 돈이 불법 자금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박 회장을 이번 주 소환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노 후보 캠프와 한나라당에 대한 계좌 추적에서 이 같은 물증을 확보하고 박 회장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2002년 5월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처남 민상철씨(40)에게서 경남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 땅과 별장 등을 사들였으며 현 정부 출범 직후 박 회장의 딸이 대통령 국정상황실 직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다. 박 회장은 2000년부터 최근까지 한나라당 재정위원으로 활동하며 특별 당비 등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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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날 오전 재소환한 한나라당 김영일(金榮馹) 의원을 상대로 최돈웅(崔燉雄) 의원에게 삼성 등 일부 대기업을 대상으로 대선자금을 추가 모금토록 지시했는지와 2002년 10월경 중앙당 차원의 사전 대책회의를 열어 기업별 선거자금 모금 방안을 논의했는지 등을 추궁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의원이 혐의 내용을 완강히 부인함에 따라 이날 밤 일단 귀가시켰으며 조만간 다시 소환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모금 대책회의를 열거나 최 의원에게 추가 모금을 지시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손길승(孫吉丞) SK그룹 회장과 최태원(崔泰源) SK㈜회장을 이번 주 차례로 불러 SK해운을 통해 20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경위와 사용처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손 회장이 비자금 중 일부를 해외 선물 투자 등으로 사용한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 배임 혐의 등으로 형사처벌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또 “최 회장도 순수한 참고인이 아닐 수 있다”며 형사처벌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손 회장측은 “SK해운의 자금은 회사를 위해 운용했으며 개인적으로 유용한 적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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