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흥 특검팀, ‘측근비리’ 넘어 ‘몸통비리’ 밝힐까

  • 입력 2004년 1월 5일 18시 48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측근비리를 수사할 김진흥(金鎭興) 특검호가 5일 현판식을 갖고 최대 90일(1차 60일, 2차 30일)간 계속될 특검 수사의 닻을 올렸다.

이번 수사는 그 범위와 분량 등을 감안할 때 총선 직전인 4월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와 함께 정국을 뒤흔들 폭풍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검의 수사 대상=이번 특검 수사는 1차적으로 이광재(李光宰)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과 양길승(梁吉承)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 최도술(崔導術)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등 3명의 대통령 측근 인사와 관련된 의혹을 규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관심은 김진흥 특검팀이 대통령 측근 비리의 수사 한계를 넘어 노 대통령의 직간접 개입 의혹에 대해서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에 쏠리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국세청의 감세 관련 보고서에 ‘노’자(字)가 적혀 있었던 점이나 2002년 대선 직전 문병욱 썬앤문 그룹 회장이 이 전 실장과 여택수(呂澤壽)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에게 돈을 전달할 때 노 대통령이 동석한 점 등 곳곳에서 노 대통령의 개입 의혹이 드러났다. 그러나 검찰은 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노 대통령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특검으로 떠넘겼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특검이 노 대통령을 직접 조사해 관련 의혹을 풀 수 있을 만큼 수사 성과를 낼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김 특검은 이날 기자 회견에서 노 대통령 조사 여부에 대해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는 당초 입장에서 다소 후퇴해 “수사 자료를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특검팀은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서면조사 또는 출장조사 등의 방법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수사 전망=주요 수사 대상자 소환 등 본격적인 수사는 이달 중순 이후에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특검은 이날 “10일 동안은 기록을 검토하고 40일간 수사를 벌인 뒤 나머지 10일간 수사를 정리할 것”이라고 밝혀 당분간은 기록 검토 및 관계자 출국금지 조치 등 물밑작업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김 특검은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특검의 수사 범위와 관련해서는 “소극적으로 조사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혀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安熙正)씨와 관련된 각종 의혹이나 썬앤문 그룹 감세청탁 의혹 등에 대해 특검팀이 성역 없이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특검팀의 성패는 노 대통령의 측근과 주변인물들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 못지않게 노 대통령의 관련 의혹을 얼마나 규명할 수 있느냐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고 법조계는 주문했다.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대통령 측근비리 특검의 중 수사대상자 및 혐의
이름검찰이 밝힌 주요 혐의 내용남은 의혹
안희정
전 노무현 후보 비서실정무팀장
·불법 대선자금 18억4000만원 수수
·대선 전후에 받은 6억원 차명계좌에관리
·불법 대선자금 추가 수수 의혹
·6억원 차명계좌 실체
이광재
전 대통령국정상황실장
·썬앤문 그룹에서 불법자금 1억500만원 수수
·국감에서 “썬앤문 돈 받은 적 없다”고 위증
·불법 대선자금 추가 수수 의혹
·썬앤문 그룹 대출 과정 개입 의혹
최도술
전 대통령총무비서관
·불법 대선자금 3억3000만원 수수
·대선 후 SK 등에서 14억여원 수수
·대선잔금 2억9000여만원 횡령
·지방선거 자금 2억5000만원 횡령
·불법 대선자금 및 당선축하금 추가 모금의혹
양길승
전 대통령제1부속실장
·이원호씨로부터 향응 접대·이씨로부터 4억9000만원 수수의혹
여택수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
·썬앤문 그룹에서 불법 대선자금 3000만원 수수·노 후보 개입 의혹
손영래
전 국세청장
·썬앤문 그룹 감세 지시·노 후보의 감세 청탁 의혹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
·썬앤문 그룹에서 불법 대선자금 2000만원 수수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안희정씨 등에게 장수천 빚 변제 관련 19억원 무상 대여 (정치자금법 위반)
·조세포탈 및 배임
·불법 자금 추가 지원 여부
·군납 모포 납품 비리 의혹
이기명
전 노 후보 후원회장
·용인 땅 위장 거래 의혹

선봉술
전 장수천 대표
·최도술, 안희정씨에게서 12억9000여만원 받아 차명계좌에 관리

김성철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최도술씨에게 민주당 선거 사무실 무상 임대(약 4000만원 상당)·부산 기업인들로부터 불법 대선자금 모금 의혹
이원호
나이트클럽 소유주
·조세포탈 및 윤락행위방지법 위반·노 후보측에 불법 자금 지원 의혹
문병욱
썬앤문 그룹 회장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불법 정치자금 3억5000만원 제공·불법 자금 추가 지원 의혹
·노 후보측에 감세 청탁 의혹
김성래
썬앤문 그룹 전 부회장
·민주당과 한나라당에 2억1000여만원 불법 자금 제공
·횡령 등 개인비리
·불법 자금 추가 지원 의혹
·노 후보측에 감세 청탁 의혹
이영로
전 부산은행 간부
·SK에서 11억원 받아 10억원 최도술씨에게 전달·불법추가 모금 및 관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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