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취업자 평균연령 상승=본보 취재팀과 취업전문 인터넷 포털사이트 잡링크(대표 한현숙·韓賢淑)가 2001년 하반기와 2003년 상반기 대졸 취업자 5984명의 평균연령을 조사한 결과 15개월가량 높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2001년 11월∼2002년 1월에 취업한 대졸자 3857명(남자 2156명, 여자 1701명)은 취업 당시 평균연령이 27.5세였으나 2003년 7∼9월 취업한 대졸자 2127명(남자 956명, 여자 1171명)의 평균연령은 28.8세였다.
재학기간과 졸업 평균연령 | |||
| 1997년 2월 졸업 | 2004년 2월 졸업 예정 | |
평균 재학기간 | 남자 | 6.34년 | 6.53년 |
여자 | 4.17년 | 4.32년 | |
졸업 평균연령 | 남자 | 25.86세 | 26.4세 |
여자 | 23.39세 | 24.19세 | |
중앙대 졸업생 전수조사 1997년 남자 2091명 여자 1207명 2004년 남자 2720명 여자 2560명 |
개별기업의 신입사원 연령을 보면 이 같은 현상을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두산그룹의 2003년 대졸 공채 신입사원의 경우 평균연령이 1997년보다 1.5세 높아졌고, KTF는 0.7세 상승했다. ㈜한화는 2002년과 2003년 1년 사이에 0.88세가 높아졌다.
공기업과 언론사 등 일부 인기 있는 직장에서는 석박사학위 소지자나 ‘취업재수생’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신입사원의 평균연령이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취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초혼 연령은 남자가 1997년의 28.6세에서 2002년 29.8세로, 여자가 1997년의 25.7세에서 2002년 27.0세로 높아진 것으로 통계청 자료에서 밝혀졌다. 전체 근로자 평균연령도 1990년에는 32.6세였으나 2002년에는 36.5세였다.
▽구직기간 연장과 고학력화가 원인=8년째 대학생 신분인 전모씨(26·여)는 올해 한 과목을 수강 신청해 9학기째를 다닐 예정이다. 졸업학점은 다 채웠지만 취업준비를 위해서다.
전씨는 “그나마 한 과목만 수강신청하면 등록금을 3분의 1만 내도 되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임금근로자들이 취업시도 이후 첫 취업까지 걸린 기간은 12개월. 전년도에 비해 1개월 늘어났다. 구직기간이 그만큼 늘어난 것이다.
2003년 청년인구는 전년도에 비해 26만명가량 줄었는데도 휴학생 수는 오히려 1만3000여명이 늘어났고 전체 인구에서 대학생이 차지하는 비율도 0.1%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따라 본보 취재팀과 중앙대가 1997년 학부 졸업생 3298명과 2004년 2월 학부 졸업예정자 5280명에 대해 졸업시점의 평균연령을 비교 조사한 결과 재학기간은 평균 2개월, 졸업시점의 연령은 평균 9개월 정도 높아졌다.
▽복지부담 증가하고 세대갈등 심해져=고려대 사회학과 조대엽(趙大燁) 교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노동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구직자들의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한 시간이 그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투자’에 대한 일선 기업들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두산그룹의 채용관계자는 “최근의 입사자들이 영어나 컴퓨터 실력은 뛰어나지만 실제 업무수행능력이 5, 6년 전 입사자들에 비해 뛰어난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업무에 도움이 안 되는 교육훈련은 사회적 낭비”라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이병희(李炳熙) 연구위원은 “이 같은 현상이 고령화와 함께 진행돼 전체 근로자층이 줄어들고, 이들의 사회적 부양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한(金廷翰) 연구위원은 “젊은이들의 경제적 자립이 늦어지면 부모에 얹혀사는 ‘캥거루족’이 증가한다”며 “제도권에 편입되지 않은 젊은이가 늘어나는 것 자체가 사회불안정 요소”라고 말했다.
장강명기자 tesomiom@donga.com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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