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태권도로 이라크에 평화 심고파"

  • 입력 2004년 1월 11일 18시 17분


“전 세계 분쟁 지역 사람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대학 강단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는 교수가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연합(UN) 세계평화 무도대사’가 됐다.

전남과학대 태권도체육과 이기정(李基政·54·사진) 교수는 태권도를 통해 세계인에게 건전한 무도 정신을 심어준 공로로 최근 UN 산하 NGO(비정부 기구)인 세계 평화교육자 국제연합(IAEWP)으로부터 무도대사로 임명됐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27일 미국 태권도사범협의회 추천으로 미국 부시 대통령이 수여하는 황금 체육상을 받아 겹경사를 맞았다.

이 교수는 30여 년 동안 태권도 해외보급을 위해 줄곧 외길 인생을 걸어왔다. 1974년 조선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그는 이듬해 콜롬비아로 떠나 대통령 경호대 교관생활을 하면서 파나마, 에콰도르 등 중남미 국가에 태권도를 보급했다. 82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플로리다에서 도장을 운영하며 푸른 눈의 외국인을 상대로 태권도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고 한국문화를 알리는 민간 외교관 역할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그동안 친분을 맺어온 많은 해외 인사들이 그를 UN 세계평화 무도대사로 추천했고 미국 행정부도 그 공로를 인정해 황금 체육상을 수여했다.

이 교수는 UN 무도대사 임명을 계기로 세계 평화 구현을 위해 오는 3월 제자 10여명과 함께 전쟁의 포화가 채 가라앉지 않은 이라크를 방문할 예정이다. “전후복구 과정에서 정신적으로 피폐해 있는 이라크 청소년들에게 태권도를 보급해 희망과 평화의 정신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7년 전 한국에 들어와 전남과학대와 남부대에 태권도학과와 경호학과를 창설한 이 교수는 태권도 보급 과정에서 수집한 각국 대통령의 친서, 포스터, 팸플릿, 등 2000여점의 자료를 전시하는 ‘운산국제태권도센터’를 5월 전남 담양군 대덕면에 개관할 예정이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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