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鄭東泳 체제, 개혁과 통합의 실천을

  • 입력 2004년 1월 11일 18시 54분


열린우리당이 51세의 정동영 의원을 새 상임중앙위의장에 선출했다. 우리 정당사에서 두 번째로 젊은 여당 대표가 탄생한 셈이다. 정 당의장은 수락연설에서 낡은 정치가 국가발전의 최대 장애라고 지적하고 이를 타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정치개혁 없이 우리는 지금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빠져 있다. 정 당의장과 우리당이 아무쪼록 정치개혁을 앞당겨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바란다.

정 당의장은 또 세대교체, 세력교체가 시대의 당위임을 역설했다. 국민은 정치판의 물갈이가 아닌 ‘판갈이’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또한 공감할 수 있다. 제도적 개선 못지않게 중요한 게 인적 쇄신이다. 당장 총선 공천에서부터 다른 당의 수범(垂範)이 되기를 기대한다.

기대가 큰 만큼 걱정도 적지 않다. 열정과 이미지보다 중요한 것은 지혜와 책임, 그리고 균형 감각이다. 우리는 정 당의장이 ‘개혁의 포로’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잘못된 것들은 바꾸고 고쳐나가되 세상 전부를 개혁 대 반(反) 개혁으로 나누는 ‘코드 정치’의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젊고 참신하다는 이미지만으로 국가적 난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당으로서 노무현 정부와 운명을 함께 한다는 책임의식과 실천의지를 가져야 한다. 민생을 비롯한 국가적 현안에 대해서는 분명한 목소리를 내고, 사회적 갈등은 코드가 아닌 국리민복의 기준으로 풀어나갈 것이란 확신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

대립하고 싸우기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통합을 모색하는 새로운 정당정치의 관행도 보여줘야 한다. 정 당의장은 쉽지 않은 이런 과제들이 ‘포스트 3김’ 시대에 우리 정치의 성패를 가름하는 열쇠가 되리라는 점을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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