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카드 13일부터 파업…외환銀과 합병 반대

  • 입력 2004년 1월 12일 18시 28분


외환은행과의 합병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외환카드 노사가 12일 인력 구조조정 범위 등에 대해 사측이 작성한 문건을 놓고 충돌했다.

노조측 협상 대표인 장화식(張華植) 사무금융노련 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이주훈(李柱勳) 외환카드 사장 직무대행의 사무실을 방문했다가 책상 위에서 ‘외환카드 노동조합 동향 및 대책’이라는 문건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문건에는 △핵심 인력 30%를 기준으로 대대적인 인력 개편 △LG 삼성 등 다른 카드회사 정리 인원 채용 등의 내용이 쓰여 있었다.

장 위원장은 노조원에게 흉기를 가져오라고 지시해 이 사장에게 쥐어주며 “직원 70%를 해고하려면 먼저 내 목을 자르라”고 말했고 한동안 소란이 빚어졌다.

이 사장은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폐쇄회로(CC)TV와 TV, 화분 등 집기를 부쉈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조측은 “화분 두 개가 쓰러졌고 CCTV에는 테이프만 붙였다”고 반박했다.

장 위원장은 “회사가 8일 인력 54.7% 감축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고도 실제로는 핵심 인력 30%만 남길 계획을 세운 것에 격분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오해의 소지는 있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는 문건”이라며 “노조가 협박을 통해 강제로 문건을 탈취했다”고 반박했다.

노조는 13일부터 외환은행과의 합병에 반대하는 총파업에 돌입하고 14일에는 노조원 560여명의 사표를 재정경제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및 감독 실패가 카드회사 부실화의 주된 원인인 만큼 책임이 있는 당국자들도 함께 동반 사퇴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반면 외환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카드의 업무가 상당 부분 겹쳐 합병에 따른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도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