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인문계열 기본소양평가에서 예년과 마찬가지로 영문, 국한문혼용문 등 3개의 제시문을 주고 ‘세계화와 경쟁의 양면성’, ‘민주주의와 시민 참여’, ‘이기심과 윤리’ 등 인간 본성과 사회 현상에 관련된 문제들을 냈다.
제시문은 논어(論語)와 채근담(菜根譚),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등 동서양 고전에서 발췌됐으며 역사학, 인류학 등 여러 학문 영역에 걸쳐 있었다. ‘민주주의와 시민 참여’를 주제로 한 문제에서는 일본계 영국인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남아있는 날들(The Remains of the Day)’의 한 장면이 대본 형식으로 제시됐다.
서울대는 “인문계열의 경우 고전적인 주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능력, 종합적인 판단능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모집단위별로 출제된 학업적성평가에서는 ‘서울대 원전센터 유치의 찬반과 그 이유’(사범대), ‘신용불량자의 카드 연체금을 탕감해 주는 것이 옳으냐’(경영대), ‘인터넷 소설에서 언어규범이 해체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인문대), ‘사기업에서 용모 단정한 여성을 채용 조건으로 내건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법대) 등 사회 현상과 관련된 문제가 많이 나왔다.
기본소양평가 없이 학업적성평가만을 한 자연계열에서는 서울대 연못인 자하연을 예로 들어 문제를 내는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이나 익숙한 자연현상들을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과학적 사고력을 물었다. 자연대에서는 ‘반딧불이 서식처 되살리기 운동의 이유’ 등 환경과 관련된 문제도 나왔다.
서울대는 “주제는 평이하지만 암기나 답변 기술 습득만으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는 문제들”이라며 “깊이 있게 독서하고 평소 스스로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전지원기자 po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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