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車막히는 귀성 길 '건강 드라이브'

  • 입력 2004년 1월 18일 17시 24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 3일 앞으로 다가왔다. 연휴에 2038만대의 차량이 고속도로를 통해 빠져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귀성 행렬이 본격화 하는 20일부터 춥고 비나 눈까지 오는 궂은 날씨가 예상돼 올해 귀성길은 어느 해보다도 힘겨울 전망이다. 준비 없이 떠나면 도로에서 기분은 물론 건강까지 망칠 수 있다. 철저한 준비로 고향길이 즐거운 한 가족의 모습을 가상으로 꾸며본다. 》

#운전습관과 피로

출발 전 아내가 차량 좌석 등받이를 세운다. 허벅지와 윗몸의 각도가 90도를 유지해야 피로가 적다는 것이다.

엉덩이는 좌석 깊이 밀착하고 운전대와 몸 사이의 거리는 발로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펴지는 정도면 좋단다. 뒷주머니의 지갑도 뺐다. 허리가 틀어져 통증이 생길 수 있단다.

운전석에 앉아 양다리를 모으고 무릎을 쭉 편 상태에서 손바닥으로 눌러준다.
처음에는 허리를 무릎까지 닿게 굽히고 차차 발끝까지 굽혀준다.
양다리를 번갈아가며 몸의 무게를 싣고 눌러준다.
한손으로 반대쪽 어깨를 잡고 다른 손으로 팔꿈치를 잡은 뒤 힘껏 당겨준다.

목을 뒤로 젖혀 양손으로 목 뒷부분을 누른 뒤 목을 원 모양으로 돌린다.
양손 깍지를 끼고 앞으로 힘껏 밀어준다. 팔과 손목 긴장 해소에 좋다.
목 뒤로 양손 깍지를 끼고 좌우로 허리를 최대한 돌려준다.
손바닥으로 눈을 감싸고 눌렀다가 놓기를 반복한다.사진제공 세란병원

운전은 2시간마다 교대하기로 했다. 곡선이 적은 정체 구간에 운전이 서툰 아내가 핸들을 잡기로 했다. 출발한 지 1시간. 정체가 극심하다. 아내가 스트레칭을 권했다. 한 손은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천장까지 내뻗는다. 또 양어깨를 돌리듯이 끌어올렸다가 내리기를 반복한다. 운전대를 힘껏 쥐었다 놓는 것도 좋다.

# 아이를 위한 준비

벌써부터 아이가 칭얼댄다. 귀성 준비하느라 경황이 없는 데도 아내는 자동차 장난감을 챙겨뒀다. 숨겨뒀던 장난감을 보여주자 표정이 환해진다.

휴게소에 들러 트렁크에 있던 공을 꺼내 아이와 공놀이를 했다. 밀폐된 공간에 아이가 2시간 이상 갇혀 있으면 스트레스로 예민해질 수 있다.

아내는 간식은 물론 아이스박스에 음료수와 물을 넣어두었다.

또 아이의 얼굴과 손을 닦아 줄 따뜻한 물수건도 준비했다.

다시 길을 떠난다. 1시간쯤 됐을까. 또 아이가 지루해 한다. 아내가 ‘작은 음악회’를 제안했다. 머쓱하지만 나도 노래를 한 곡 불렀다. 10세 미만의 아이들에게는 아주 효과가 좋다.

# 음식 특히 주의를

출출하다. 휴게소에 들렀다. 국수로 때우려는데 아내가 도시락을 꺼냈다. 고기를 다져 넣은 김밥이었다. 여행 중에는 간편한 음식을 직접 준비하는 게 좋다.

오래 앉아 있으면 위장 운동이 둔해져 과식했을 때 소화불량에 걸리기 쉽다. 게다가 사람들이 몰리는 휴게소에서 파는 음식은 감염질환의 우려가 있다.

아내가 내게는 물을 반 컵, 아이에겐 한 컵을 줬다. 아이들은 수분이 부족하면 탈수증의 우려가 있는 반면 성인 운전자는 긴장해서 소변이 더 나올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음식을 먹은 뒤 바로 출발하면 역시 속이 좋지 않아 30분 정도 있다 시동을 켰다. 그 전에 화장실에 다녀온 것은 당연하다.

# 차 안을 내 집처럼

히터를 켜려는데 아내가 담요를 준다. 난방을 하면 차 안 공기가 건조해져 감기에 걸리기 쉽다는 것. 담요를 덮기 싫어하는 아이에게는 잠바를 입혔다.

다행히 아이가 멀미를 하지 않는다. 간밤에 충분히 재운데다 자기 전에 멀미약을 붙였기 때문이다.

붙이는 멀미약은 7시간 이후에 효과가 나타나므로 출발 전날 붙이고 먹는 멀미약은 1시간 전에 먹는 게 좋다.

책도 읽지 않는 게 좋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 1분 정도 책을 읽었을 때 어지럼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창문을 연다. 졸음운전을 막으려면 2시간마다 10분씩 환기가 필수다.

그렇지 않으면 근육긴장, 두통, 혈액순환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비타민C가 풍부한 야채와 과일도 많이 먹으란다.

(도움말=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김영식 교수,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이정권 교수, 세란병원 정형외과 오덕순 부원장)

김상훈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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