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길 교통사고, “운전자 70% 책임” 판결

빙판길 교통사고로 숨진 운전자에게 사고 책임의 70%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6부(홍경호·洪敬浩 부장판사)는 19일 차량이 빙판길에 미끄러져 도로 밖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숨진 추모씨(당시 42세·여) 유족이 도로관리자인 국가와 도로에 물을 흘린 T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피고들은 손해액의 30%인 5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T사에서 물이 흘러나와 빙판이 됐으며 국가는 모래를 뿌리고 위험 표지판을 세워 주의를 환기할 책임이 있다”면서 “하지만 어둡고 추워 도로가 얼었을 가능성이 높은데도 추씨가 안전운행을 하지 않았으므로 70%의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추씨는 2002년 11월 승용차를 몰고 강원 철원군 콘크리트 포장국도를 달리다 도로에 얼어붙은 물 때문에 차량이 미끄러져 숨졌다.

한편 지난달 서울지법 민사항소7부(손태호·孫台浩 부장판사)는 주택가 상수도 파열로 빙판이 된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운전자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운전자도 안전운행할 책임이 있다”며 운전자에게 5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