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경찰 승진하려면 격무부서 피해라?

  • 입력 2004년 1월 19일 20시 39분


‘치안수요와 경찰 승진 시험합격자 수는 반비례?’

울산지방경찰청이 최근 실시한 2004년도 시험승진에서 울산지역 4개 경찰서 가운데 치안수요가 가장 적은 동부경찰서에서 합격자가 가장 많이 배출되고, ‘격무부서’로 꼽히는 수사·형사과에 비해 3교대 근무로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순찰지구대(옛 파출소) 근무 경찰관이 많이 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지방경찰청이 19일 발표한 시험승진 합격자 73명 가운데 동부서는 79명이 응시해 21명(26%)이 합격했다.

특히 가장 어려운 과정으로 꼽히는 경사에서 경위 승진에는 울산지방청 전체 합격자 7명 가운데 4명이 동부서 출신.

이에 반해 남부서는 이번 시험에서 136명이 응시했으나 합격자는 13명(9.6%)에 불과했으며, 중부서와 서부서의 합격률은 각각 17%와 12.5%였다.

이번 승진시험에서 합격률이 가장 높았던 동부서는 지난해 범죄 발생건수가 울산 전체 발생건수(5만1400여건)의 19.8%(1만200여건)로 비교적 적었다. 반면 합격률이 가장 낮았던 남부서의 범죄 발생건수는 2만2800여건(울산 전체의 44.4%)으로 동부서보다 배 이상 많았다.

또한 이번 승진시험에서 밤샘과 출장 근무가 많은 형사·수사과 출신 합격자는 10명(전체의 13.7%)인 반면 3교대 근무로 비교적 시간적인 여유가 많은 순찰지구대(구 파출소) 출신은 34명(〃 46.5%)이나 됐다.

경찰 관계자는 “치안수요가 적은 곳에 근무하는 경찰관은 시험공부를 할 시간적인 여유가 많아 합격률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될 경우 치안수요가 많은 경찰서나 부서를 기피하는 풍조가 만연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