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지방 국립대에서 건축학을 전공했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졸업을 한 학기 앞두고 휴학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서울에 올라와 동작구 사당동 한 고시원에 숙소를 정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김씨가 서울에서 번 돈은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텔레마케팅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받은 80만원이 전부. 그나마 아르바이트도 끝이 나 지금은 수입이 전혀 없는 상태.
고향 부모도 지난해 사업에 실패해 빚쟁이들에게 쫓겨 다니는 처지라 김씨를 도와줄 수가 없었다. 김씨는 이번 설에 고향에 잠깐 다녀왔지만 가족들이 모두 집을 비워 아무도 만나지 못했다.
김씨는 24일 자신이 머무는 고시원에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버티다 오후 10시반경 ‘뻥튀기’과자라도 사먹어야겠다는 생각에 편의점을 찾았다. 그리고 우유 핫도그 등 먹을 것 6500원어치를 훔치다 편의점 종업원에게 발각됐다.
경찰에서 김씨는 “다른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려 했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고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배가 고파 음식을 훔쳤다”고 말했다. 경찰은 25일 김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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