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들던 기초생활자 다시 증가…전년보다 2만5000명 늘어

  • 입력 2004년 1월 26일 18시 46분


정부가 생활비를 지원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관련 제도 도입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26일 재정경제부와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최저생계비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한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작년 말 현재 137만6000명으로 1년 전보다 2만5000명 늘어났다.

생활보장 수급자는 2000년 10월 148만9000명에서 2001년 말 144만2000명, 2002년 말 135만1000명으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작년에 증가세로 반전됐다.

복지부 당국자는 “지난해 극심한 경기 침체와 실업난 등으로 소득이 줄면서 극빈층이 늘어났다”며 “여기에 정부가 긴급보호대책을 통해 생활보장 수급자 일제 신청을 받으면서 지원 대상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8월 말 134만5000명으로 2002년 말 수준을 밑돌았던 생활보장 수급자는 9월 135만6000명, 10월 136만6000명 등 한 달에 1만여명씩 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당국자는 “생활보장 수급자 추이는 경기에 후행(後行)하는 경향이 높다”고 말해 앞으로 소득 감소로 인한 지원 대상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최근 2008년까지 생활보장 수급자를 180만명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관련 규정을 개정해 지원 대상을 늘리겠다는 것으로 지난해처럼 실직 등 소득 감소에 따른 자연 증가와는 성격이 다르다.

국민기초생활보장제는 극빈층에 대해 최저생계비(2003년 4인 가족 기준 월 102만원)와 실제 소득간 차액을 정부가 보전해주는 것이다. 2000년 10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도입을 통해 처음 실시됐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