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도전과희망/호남대 조리과학과 동아리'음식남녀'

  • 입력 2004년 1월 26일 21시 28분


“올해는 더 많은 이웃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드리고 싶어요.”

호남대 조리과학과 학생들로 꾸려진 동아리 ‘음식남녀’는 음식을 만들어 장애인들에게 이웃사랑을 전하는 봉사단이다.

1∼4학년생 40여명이 참여하고 있는 이 동아리는 2년 전부터 광주 광산구 삼도동 인화원을 찾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화원은 청각장애인과 두 가지 이상의 장애를 가진 중복 장애인 90여명이 생활하고 있는 장애인 복지시설.

회원들은 2학기가 시작되면 매주 한차례 ‘요리는 즐거워’란 봉사 프로그램을 짜서 인화원을 방문한다. 급식실에서 장애인들에게 요리 기초 지식과 요리 도구 사용법, 식사예절 등을 가르치고 동아리 회비로 구입한 재료로 함께 요리를 한다.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가는 것보다는 김밥이나 초밥, 잡채, 샐러드 등 간편한 음식이 주 메뉴다. 실습시간이 끝나면 회원들은 장애인들과 음식을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회장 박미정씨(3년·22)는 “요리는 해 볼 엄두조차 못내고 차려진 음식만 먹던 이들이 손수 음식을 준비해 동료들과 함께 나눠먹는 것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장애인 사랑으로 ‘음식남녀’ 봉사 프로그램은 2002년부터 2년 연속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관하는 대학생사회봉사 전공 연계 지원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들은 올해부터는 봉사 영역을 더 넓혀 춥고 배고픈 이웃들을 찾아 나설 계획이다.

동아리 회원들은 올 1학기부터 실습시간에 만든 요리를 혼자 사는 노인들에게 나줘 주는 ‘푸드 뱅크’ 봉사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학과 수업의 절반이 실습인데다 만든 음식이 남는 경우가 많아 노인들에게 이 음식을 배달해주기로 한 것.

이들은 또 인화원 이외에 다른 장애인 복지시설 한 곳을 더 찾아 봉사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박씨는 “장애인들과 함께 요리하면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관심과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올해는 그늘진 곳에서 사는 이웃들에게 온정이 넘쳐나는 한해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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