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원장은 수소문 끝에 돈을 보낸 이모씨(45·여·약국 종업원)를 찾아내 사연을 들을 수 있었다.
이씨는 1986년 머리를 크게 다친 아들(당시 4살)을 제일병원에 입원시켰으나 병원비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씨는 아들을 데리고 몰래 달아났다. 당시 이씨는 식당에서 일하며 수년째 백혈병을 앓고 있던 남편을 뒷바라지를 하느라 경제적으로 크게 힘들다. 이씨는 혼자 살림을 꾸려가면서 수천만원의 빚을 진 상태였다.
이씨는 이날 "그동안 온갖 고생을 하며 다른 빚을 모두 갚았고 이번에 '마지막 부채'를 청산했다"고 정 원장에게 털어놨다.
그는 이어 "'원금'을 갚았지만 이자를 내지 못해 미안하다"면서 "병원에서 직원 장학금 등으로 쓰도록 해마다 30만원씩 송금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원장이 이 이야기를 병원 홈페이지 직원 전용 사이트에 올리면서 이씨의 사연은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정 원장은 "수십년간 의사 생활을 했지만 이 처럼 감동적인 일은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진주=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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