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군기지 소음’ 첫 배상판결…국가서 1878명에 32억 지급

주한미군 공군기지의 전투기 소음에 따른 주민피해를 국가가 배상하라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경기 오산 평택시, 강원 춘천시 등 주한 미 공군기지 주변 주민들의 피해배상 청구소송이 활발하게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지법 민사합의14부(손윤하·孫潤河 부장판사)는 전북 군산시 미 공군기지 인근 주민 2035명과 녹색연합 환경소송센터가 “청력손실 등 피해를 봤다”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중 1878명에게 100만∼200만원씩 32억8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르면 미군이 관리하는 시설로 인해 제3자가 피해를 봤을 때 국가가 배상하게 돼 있다”며 “원고들은 80웨클(항공기 소음 단위) 이상의 소음에 노출돼 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선 고통을 받은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소송을 맡은 환경소송센터의 우경선 변호사는 “공군기지 주변의 소음에 따른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법원이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경기 화성시 매향리 폭격장 소음 피해소송 등에 이어 군기지 주변 주민피해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대책을 촉구하는 뜻 깊은 판결”이라고 말했다.

원고들은 “6·25전쟁 이래 50여년 동안 전투기 소음으로 난청과 이명 증상 등 건강장애 등을 겪고 있다”며 지난해 5월 3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