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유 교육감이 자신의 위치와 교육행정의 우선순위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학교교육 정상화를 촉진하는 자리라면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다각도의 대책을 밝히는 게 우선이다. 교육환경과 교사의 수준, 수업방법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 선행학습과외는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런데 유 교육감은 사교육을 단속해 공교육을 살리겠다는 방침을 계속 내놓고 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유 교육감의 왜곡된 교육관에 있다고 본다. 지금 세계 각국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교육개혁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유 교육감은 ‘평준화가 세계적 흐름’이라며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 등 평준화를 개선 보완하는 움직임에 반대해 왔다. 당장 2005학년도 대입수험생 3명 중 1명이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과목으로 수능시험을 치러야 할 판인데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공교육이 배움의 욕구를 채워 주지 못하는 판에 교육청에서 사교육만 단속하는 것은 학습권의 박탈이나 다름없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기보다 사교육 단속에만 열중하는 유 교육감이 서울시 교육을 책임질 자격이 있는지 따져볼 때가 됐다. 나라를 이끌 인재를 기르는 엘리트교육을 부정하고 ‘하향평등교육’에 집착하는 시대착오적 교육관으로는 한국의 미래를 건설할 수 없다. 경쟁력 없는 교육관에 매달리는 유 교육감에게 언제까지 우리 교육을 맡겨 둬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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