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고 민주노총 산하 법률원으로 들어가 민주노총의 첫 여성 변호사가 된 이은옥(李銀玉·33)씨는 자신이 민주노총을 택하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7월 사법연수원 교육과정의 하나로 전문기관 연수를 받을 때 법률원을 택하면서 민주노총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대학 졸업 후 1995년 12월부터 2년간 검찰 9급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검찰의 권위적인 남녀차별 문화에 갑갑함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법률원에서 한 달 가까이 연수하면서 권위적이지 않으면서 모든 일을 민주적으로 처리하는 선배 변호사들을 보고 반해 이곳을 택하게 됐습니다.”
그는 “특히 여직원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지 않고 위원장 등 민주노총 고위간부가 사무실에 들어와도 다른 직원들이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민주노총에서 여성 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많은 활동을 기대하는 것 같다”면서 “이제 막 일을 시작해 부당해고 소송 한 건을 맡았는데 반드시 승소해 의뢰인이 복직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가 받는 월급은 300만원이다. “사법연수원을 졸업하면 한 달에 최소 500만원 이상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너무 큰 욕심인 것 같아요. 300만원도 결코 적은 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후배 사법연수생들에게 “판사 검사 등 재조나 로펌 등 재야 법조계 어느 곳이든 자신이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을 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민주노총 법률원은 금속연맹에서 활동하고 있는 4명 등 기존의 변호사 10명에다 이씨 등 변호사 6명을 더 뽑아 인원이 16명으로 늘어났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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