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대 강위원교수 10년째 中동포 생활상 사진촬영

  • 입력 2004년 1월 27일 18시 59분


“조선족 사회가 너무 빨리 변합니다. 같은 민족의 흔적들을 영상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경북 경산시에 있는 경일대 사진영상학과 강위원(姜衛遠·55·사진) 교수는 “조선족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친숙하지만 우리는 정작 그들의 문화와 풍속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강 교수는 올해로 10년째 조선족 생활을 필름에 담고 있다. 그는 1994년부터 조선족이 모여 사는 중국 동북 3성(省)을 20여차례 오가며 셔터를 눌렀다. 지난해까지 주로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지역에서 사진을 찍었고, 2월부터 헤이룽장(黑龍江) 랴오닝(遼寧) 지린(吉林)성 지역의 조선족을 영상에 담고 있다.

그가 3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는 ‘조선족 생활양식의 지속과 변동’이란 주제는 한국학술진흥재단으로부터 연구비를 지원받는 첫 조선족 영상기록연구다. 그는 지금까지 1억원가량의 개인 돈을 들여 조선족 사진을 찍었다.

“10년 전 백두산 사진을 찍으러 가는 도중 만난 조선족들에게서 우리의 옛 모습을 보았습니다. 지금은 비록 중국 국적이지만 1800년대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쳐 중국으로 쫓겨 가다 시피 건너간 우리 민족이죠.”

그는 “이들을 너무 몰랐다는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중국의 경제적 환경이 급변하면서 조선족들의 전통도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앞으로 조선족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농촌과 도시의 풍경, 생활 모습, 전통, 가족관계, 직업활동 등을 카메라에 담을 예정이다. 현재 중국의 조선족은 옌볜자치주 85만명, 지린성 118만명, 랴오닝성 35만명, 헤이룽장성 45만명 등 모두 280만명이다.

강 교수는 2002년 조선족들과 부대끼며 찍은 200여장의 사진을 담은 ‘조선족의 오늘’이란 책을 펴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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