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昌 최측근 공판 말말말…

  • 입력 2004년 1월 28일 02시 04분


불법 대선자금 수수와 관련해 기소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이회창(李會昌) 전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측근들이 27일 법정에서 회한 섞인 심정을 토로하거나 속내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삼성과 LG 등으로부터 362억원의 불법 대선자금을 받아 ‘차떼기 수법’으로 한나라당에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정우(徐廷友) 변호사는 이날 열린 2차 공판에서 “대법원 수석 재판연구관 시절 이회창 당시 대법관을 가까이에서 모셨다”면서 “이 전 총재를 ‘인생의 스승’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문병욱(文丙旭·구속) 썬앤문그룹 회장으로부터 1억원을 받는 등 여러 기업체로부터 17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노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安熙正·구속)씨는 “정치란 남의 돈을 받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서 “자기 돈으로 정치를 한다면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이 대통령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현실 정치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또 “업체로부터 돈을 받으면서도 ‘당신에게 돈 받은 것을 잊을지도 모른다’고 얘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측에 19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된 강금원(姜錦遠) 창신섬유 회장은 공판에서 “노 대통령을 돕고 싶어 이기명(李基明) 노 대통령 후원회장의 땅을 사줬고, 이로 인해 아무도 피해를 본 사람이 없는데 왜 기소가 됐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재판부가 “본인이 피해를 보지 않았느냐”고 반문하자 “내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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