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왕게, 40여년만에 울진 왕동초 부근서 잡혀

  • 입력 2004년 1월 28일 20시 42분


수십년 동안 동해에서 볼 수 없던 왕게(일명 킹크랩)가 최근 경북 울진 앞바다에서 잇따라 잡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울진군은 “어민들이 왕게 13마리를 왕돌초(후포항에서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바다 속 대형 암초) 부근에서 26일 잡은 것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수심 150∼200m 지점에서 대게잡이 그물에 잡힌 왕게는 무게 1kg이고, 오각형의 갑(甲·등딱지)은 13∼15cm 크기다.

갑에는 원뿔 모양의 가시가 돋아있고 네 번째 다리가 배 쪽에 가려질 정도로 작은 것이 특징이다.

최근 한달 사이 왕돌초 대게어장에서 잡은 왕게는 모두 25마리.

어미 왕게(무게 7kg)에 비해 크기가 작은 것으로 미뤄 새끼인 것으로 추정된다.

왕게는 우리나라 동해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베링해 등에서 잡혔으나 1960년대 이후 동해에서는 자취를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에서 왕게를 직접 확인한 전문가 황선재 박사(강원 강릉의 동해수산연구소)는 “울진군이 5년 동안 대게어장에 쌓여있던 폐그물 등을 제거해 서식환경이 좋아진데다 올해는 바다 속 온도가 2∼3도로 낮아져 한류성인 왕게가 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울진군 수산진흥계 조태석(趙泰錫) 계장은 “새끼 왕게가 잡히는 것은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며 “동해수산연구소와 함께 왕게 자원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진=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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