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인 주부 서모씨(30·서울 중랑구 중화동)는 28일 오후 3시경 딸 박모양(9)에게 밥을 차려 주러 집에 들렀다가 안방에서 딸을 옆에 앉힌 채 서랍장을 뒤지고 있던 홍모씨(53)를 발견했다. 서씨는 바로 현관문을 잠그고 문을 막아섰다.
홍씨는 안방에서 걸어 나오며 “남편에게 줄 서류가 있어 들렀다”며 서씨 남편의 회사동료를 가장한 뒤 서씨를 밀치며 도망가려 했다. 그러나 현관문을 막아선 서씨는 홍씨를 붙잡은 채 손에 든 휴대전화로 계속 112를 눌러댔다.
홍씨는 서씨를 끌다시피 하며 반지하인 서씨의 집에서부터 1층 주차장까지 올라갔지만 서씨는 여전히 홍씨를 놓지 않은 채 “도와달라”고 고함을 쳤다.
서씨의 비명을 듣고 맞은편에 사는 서씨의 언니와 형부가 달려와 홍씨를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서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거실로 걸어 나오는 남자 뒤로 안방에서 겁먹은 채 앉아 있는 딸의 얼굴을 봤다”며 “딸에게 ‘나쁜 짓’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생각에 무조건 잡아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중랑경찰서는 홍씨에 대해 준강도미수 및 재물손괴 혐의로 29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 |
|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