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2008학년 입시부터 수능대신 수학-과학 시험만”

2008학년도부터 이공계 대학이 신입생을 뽑을 때 대학수학능력시험 대신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수학과 과학시험으로만 선발하는 방안이 적극 추진된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우수 이공계 인력 확보방안 공청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이공계 대학 입시제도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자문회의는 과학기술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의 이공계 대학 입학을 유도하기 위해 2008학년도부터 대학이 자체적으로 수학과 과학시험을 실시해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학과 과학시험에는 논술과 심층면접, 실기전형을 포함하되 시험 방법은 각 대학에 맡긴다는 방침이다.

교육인적자원부의 현행 대학입학전형 기준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신입생을 선발토록 하고 있지만 ‘논술고사 이외의 필답고사’는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자문회의는 무엇이 필답고사인지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어 교육부가 필답고사에 관한 기준을 마련하면 이에 맞춰 이공계 대학이 수학과 과학시험만으로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 당국자는 “대학이 자체 출제한 수학과 과학시험으로 수능을 대체할 수 있게 하면 본고사를 부활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자문회의가 각계 의견을 취합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한 뒤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상정해 정부안으로 확정키로 했고,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도 이공계 인재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한편 자문회의는 이날 이공계 대학이 정원 외에 일정 수를 여학생으로 선발토록 하고 대학별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문교과과정을 설치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