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아트용 DVD는 예술품＂

'비디오 아트에 사용되는 DVD는 예술품일까 아닐까'

유명 설치미술가의 비디오 아트에 사용되는 DVD가 세관에서 '일반 레코드'로 분류돼 1700여만원의 세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가 법원의 판결로 '예술품' 인정을 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유남석·劉南碩 부장판사)는 삼성문화재단이 "비디오 아트 작품을 수입하는 과정에서 작품에 쓰이는 DVD를 일반 레코드로 분류해 과세한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세관을 상대로 낸 관세 등 부과처분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일 밝혔다.

삼성문화재단은 2000년 8월 재미 설치미술가 김수자씨의 비디오아트 '바늘 여인'의 국내 전시를 위해 김씨로부터 DVD 원본을 7만5000달러에 수입하고 DVD를 무관세 대상인 '예술품'으로 분류해 서울세관에 수입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서울세관이 DVD를 '음성 또는 기타 이와 유사한 현상이 기록된 레코드'로 분류해 1700여만원의 관세를 부과하자 재단 측은 "작가의 정신을 표현해낸 것이라는 점에서 예술품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대 미술에서는 작품의 표현방법과 매체가 다양화되고 있어 이와 관련한 세법도 탄력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 관세율표상 비디오 아트는 '예술품' 항목에 들어있지 않지만 여러 가지 소재를 일정한 방법으로 설치·조립해 공간을 조형한다는 점에서 조형미술인 '조각'에 가장 유사하다"고 밝혔다.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