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물집 원인 ‘헤르페스 바이러스’…발병원리 첫 규명

  • 입력 2004년 2월 1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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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에 만성감염을 일으키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공격 방식이 유전자 수준에서 밝혀졌다.

1일 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고려대 생명과학대 안광석 교수(사진) 연구팀은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인체의 면역방어 작용을 무력화시키는 유전자 물질(US3)을 내놓는다는 사실을 규명해 세계적인 학술지 ‘면역(IMMUNITY)’ 신년호에 게재했다.

현재 세계인의 80%가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만성 감염돼 있는데, 평소에는 잠잠하다가 인체의 면역력이 약해질 때마다 입술이나 성기 주변에 수포가 형성되는 질환이 생긴다.

대부분의 바이러스의 경우 몸에 침투하면 인간백혈구항원(HLA)이 탐지 포획하고 면역세포(임파구)가 출동해 이를 단기간 내에 파괴한다. 하지만 헤르페스를 비롯해 에이즈 간염 등 만성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이 1차 방어망을 뚫고 들어와 평생 몸에 기생하며 치명적으로 작용할 기회를 노린다.

연구팀은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한 지 불과 1시간 내에 US3를 분비해 HLA의 활동을 마비시킨다는 점을 밝혔다.

이로써 만성감염 바이러스 치료용 백신 개발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전망이다. 또 최근 성행하고 있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와 조류독감 바이러스 등 인체의 면역방어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신종 바이러스의 작동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연구는 과기부의 21세기 프런티어연구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인간유전체기능연구사업단(단장 유향숙)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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