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이 되면 새로운 기분으로 각오를 다지며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이 곧 좌절하고 만다. 의욕만을 앞세워 무리한 계획을 세우면 얼마 안 가 스스로에게 실망하기 쉽다. 공부를 할 때는 자신의 학력 수준에 맞게 단계별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후 하나씩 실천하는 것이 좋다. 새 학년을 맞아 학습 계획을 세울 때 유의할 점들에 대해 살펴보자.》
◆초등학생
학습만을 위한 계획은 따로 세우는 것이 좋다. 학원 시간표에 맞춰 계획을 짜는 학생이 많지만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고려해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이 효율적이다. ‘하루 30분씩 책을 읽는다’ ‘수학 문제집을 매일 두 페이지씩 푼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목표를 정하도록 한다.
계획을 세운 뒤에는 일일 점검표를 만들어 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점검표에는 평소 해야 하는 일기쓰기, 숙제하기 등도 함께 넣도록 한다. 이후 매일 저녁 이를 점검하고 일주일마다 부모에게 확인을 받으면 중간에 흐트러지지 않고 꾸준히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지난 학년에서 배운 내용을 잘 모를 경우 부족한 부분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특히 수학 과목의 경우 이미 배운 내용 중 잘 모르는 부분은 다시 공부해 새 학년이 돼 수업을 받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한다. 이 같은 학습 방법은 장기적인 학습결손을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급급해 잘 이해되지 않는 대목을 간과하다 보면 학습 결손이 누적돼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 필독 도서 목록을 정해 한 달에 몇 권씩 읽겠다는 계획을 세워 읽도록 한다. 특히 3, 4학년이 되면 한국 역사에 대한 책을 읽는 것이 좋다. 내용이 어렵다고 느껴질 경우 만화로 그려진 역사책을 먼저 읽어두는 것도 좋다.
서울 신기초등학교 고정옥 교사는 “5학년이 되면 사회과목에서 처음으로 한국역사를 배우는데 교과서가 사건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며 “학생들이 미리 연대순으로 구성된 역사책을 읽어두면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고 교사는 또 “사회과목을 어려워하는 학생이 많은데 이는 용어에 대한 이해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저학년부터 꾸준한 독서를 통해 단어 이해력을 높이는 것이 학과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들은 자녀가 알맞은 학습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줘야 한다. 자녀에게 먼저 자신의 학습 계획을 짜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녀가 세운 학습계획을 보고 부족한 점들을 보충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부모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공부 분량을 늘리려고 하기보다는 자녀와 적정한 수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분량을 가감하는 것이 좋다. 이때 자녀에게 적정한 휴식시간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자녀가 과외를 받는다면 반드시 배운 내용을 복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복습시간을 과외 당일에 배정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당일 복습은 시간이 적게 걸리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학습 계획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데도 중점을 둬야 한다. 중고교에 진학할수록 스스로 학습 과제를 설정하고 혼자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중고교생
학습 계획을 세울 때 무엇보다 먼저 자신의 학력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 고등학생은 지난해 12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주관으로 치른 모의고사 성적표를 바탕으로 취약과목과 전략과목을 구분해 취약과목에는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전략과목은 자신이 좋아하고 성적이 높은 과목으로, 평소에도 잘하고 앞으로도 잘할 수 있는 과목을 의미한다. 전략과목을 하나 정하게 되면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다른 과목도 전략과목만큼 성적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목표는 구체적으로 정해야 그에 맞는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특정 과목에서 몇 점 이상을 받겠다거나 중간고사에서 몇 등 이내에 들겠다는 등 확실한 목표를 정하도록 한다. 너무 무리한 목표를 세우면 중간에 스스로 지치게 되므로 달성 가능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가령 수능 모의고사 성적을 기준으로 볼 때 영역별로 일년에 15∼25점가량 올리겠다는 목표를 잡는 것이 적당하다. 예를 들면 외국어영역에서 여름방학 전까지 10점, 학기말까지 20점을 올리겠다고 정한 뒤 월별로 보다 세분화된 목표를 세우는 식이다. 이를 위해서 문제집을 몇 권 풀겠다는 등의 구체적인 방법을 정하도록 한다.
공부를 시작할 때는 자신이 판단했을 때 가장 중요한 과목을 먼저 공부하고 중간 시간대에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하면 지루함을 줄일 수 있다.
중하위권 학생 중에서는 책상에 앉아 있는 것 자체를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위해서는 책을 읽더라도 책상에 앉아서 읽으면 책상에 앉아 있는 습관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월별로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을 꾸준히 늘리면 오랜 시간 공부하는 습관을 기르는 바탕이 된다.
계획을 세울 때는 주간, 월간, 분기 혹은 반기, 일년 계획 등 단계별로 짠 다음 중간중간 확인해야 한다. 중간고사 혹은 모의고사를 치른 후 기대한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분발하도록 한다. 부족한 과목에 대해서는 시간을 더 투자하거나 노트필기, 읽기 능력 등 분야별로 자신의 단점을 찾아 개선하는 등 재점검을 하도록 한다.
공부를 할 때는 전화나 TV 등 외부 상황에 신경 쓰지 말고 공부에만 집중하도록 한다.
또 진로는 되도록 빨리 정해야 뚜렷한 목표 의식을 가질 수 있어 학습 의욕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이처럼 새 학기에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더라도 5월경이 되면 각오가 풀리며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슬럼프는 자신뿐 아니라 많은 학생들도 겪는 현상이므로 지나치게 의기소침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되도록 빠른 시간 내에 슬럼프를 극복하는 것이다.
‘김영일 교육컨설팅’의 김순원 진학컨설팅 팀장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는 취미생활을 통해 기분 전환을 하는 것도 좋고 무엇보다 부모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고민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효림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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