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시장의 자살을 놓고 야권이 “검찰의 강압수사와 편파수사의 산물”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정치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이날 오전 1시5분경 부산 사상구 주례동 부산구치소 2층 병사 10호실에 수감 중이던 안 시장이 러닝셔츠를 찢어 만든 끈으로 1.9m 높이의 선풍기 걸이에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순찰 근무자가 발견했다. 선풍기걸이 밑에는 안 시장이 밟고 올라간 것으로 보이는 책들이 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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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시장은 지난달 29일 부산 동성여객으로부터 3억원을 받은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 서울중앙지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구치소로 이감됐다가 3일 오후 1시경 부산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안 시장은 3일 식사 후 독서 등을 하며 평소와 같이 시간을 보내다 구치소 직원에게 “장거리 여행을 했더니 피곤해 일찍 자야겠다”고 말하고 오후 8시경 잠자리에 든 것으로 밝혀졌다.
법무부 진상조사반은 3일 부산구치소를 조사한 뒤 “유서 형식의 메모지 등을 발견해 유족에게 전해줬다”고 밝혔다.
안 시장은 이 유서에서 “여보 미안하오. 모든 짐을 당신에게 안겨 주게 되었습니다. 희망 없는 하루하루 고통의 시간 사회적인 수모를 모두 감내하기 어려웠습니다”라고 적었다.
안 시장이 수감된 방은 침대 없이 매트리스만 깔린 1.7평 남짓한 독방으로 야간에도 항상 불이 켜져 있고 내부를 환히 들여다볼 수 있는 아크릴 창문이 설치돼 있다. 이날 오후 8시 이후에도 당직근무자가 있었으나 안 시장의 움직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져 구치소측의 관리 소홀이 논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 진상조사단은 3일 오후 안 시장 빈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족의 증언과 유서 메모 등으로 볼 때 안 시장은 정치적으로 살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부산시는 유족 측과 협의해 안 시장의 장례를 8일 오전 부산시청 광장에서 부산시장(葬)으로 치르기로 했다. 후임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6월 10일 치러진다.
안 시장은 서울 진흥기업 전 회장 박모씨(72)에게서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해 10월 16일 부산지검에 구속돼 재판을 받아오다 최근 동성여객 사장 이광태(李光泰·48·구속)씨 등에게서 3억원을 받은 혐의가 추가로 드러났다.
부산=조용휘기자 silent@donga.com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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