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을 재미있게=“선행학습은 최대한 지양합니다. 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수학적인 개념을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돕고, 이를 바탕으로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활동수학’이라는 이름으로 ‘시매쓰클럽(www.cmathclub.co.kr)’을 운영하고 있는 이충기 사장(40)의 말이다. 그는 서울대 81학번으로 졸업 후 교직생활 4년을 거쳐 대기업 교육출판회사에서 8년간 근무하며 수학교재를 만들어 왔다. 2000년 7월에는 온라인 교육업체 ‘오메가포인트’를 만들어 10여명의 서울대 출신 수학전문가들과 함께 웅진닷컴이나 대교, 한솔교육,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맡아 왔다.
이 회사가 지향하는 것은 문제풀이식 학습이 아닌 참여와 토론, 놀이식 학습을 통해 수학에 대한 이해를 높여 주는 창의력 개발 교육사업.
점과 선, 면적, 부피의 개념을 익히려면 점 역할을 하는 구멍 뚫린 작은 공과 막대를 이용해 여러 가지 도형을 만든다. 점과 점을 연결하면 선이 되고, 선과 선을 연결하면 면적, 면적과 면적을 연결하면 다양한 ‘부피’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직접 체험토록 하는 것. 대상은 초등학생. 한 반을 최대 8명으로 제한해 학생들이 서로 토론을 하며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전부 7단계로 구성된 프로그램은 단계별로 9권의 교재로 짜여 있다. 주 1회 120분 수업. 교사 교육을 별도로 해 준다. 2002년 7월부터 시작해 현재 전국에 40여개 가맹점을 두고 있다.
선행학습 효과를 기대하지 않는 학부모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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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판의 화려한 부활=90년대 초반 이후 국내 학원시장에서 사실상 모습을 감췄던 주판교육이 최근 프랜차이즈 형태로 부활하고 있다. ‘주판 복고붐’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는 교육 프랜차이즈 업체인 예스셈교육(www.yessem.net).
예스셈교육 김택진 사장은 공인회계사 출신으로 이에 앞서 중소기업용 회계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더존디지털웨어를 설립한 인물.
김 사장이 주판 및 주판을 이용한 암산교육 시장 진출을 모색한 것은 2002년 말. 당시 상당수 직원은 “컴퓨터 시대에 누가 주판에 관심을 가지겠느냐”며 반신반의했다.
‘예스셈’이라는 브랜드 출범 시점은 지난해 3월. 그런데 사업 시작 10개월 만에 가맹점이 2300개를 넘어섰다. 주부들이 공부방 형태로 가정에서 창업한 가맹점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과 신사동 등 일부 지역은 포화상태가 되면서 더 이상 가맹점을 내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통상 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점이 1000개를 돌파하는 데 3∼5년에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예스셈교육의 성장 속도는 이례적인 것.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주판도 형형색색의 ‘컬러 주판’으로 바꾸고, 주판을 이용한 온라인게임과 아바타 등 다양한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것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기초 연산 능력 저하를 걱정하고 있는 학부모들에게 주판을 이용한 암산 능력을 집중 홍보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그러나 장애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판교육을 ‘한물 간’ 교육이라고 보는 일반인들의 시각이 여전하기 때문. 시장에서 ‘퇴출’된 제품은 반드시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예스셈이 주도한 주판교육의 국내 교육시장 연착륙 여부는 주판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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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력의 기본은 독서=서울 성동구 행당동에서 아동도서 방문대여업 ‘동화친구(www.dfriend.com)’를 운영하고 있는 이소영씨(34). 11개월 전만 해도 초등학교 4년생과 유치원생인 두 딸을 둔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그러다가 부업거리로 방문 대여업을 시작했다. 많은 돈은 벌지 못하더라도 적은 돈으로 창업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기 때문.
이씨는 “종합적인 사고력이 중시되는 시기에 ‘책 읽기’는 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고 싶어하는 어머니들의 심리가 창업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책을 배달할 때 쓰는 차량과 하루 4∼5시간의 여유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말. 영업 11개월째인 그는 현재 180여명의 회원을 확보해 한 달 150만원 정도의 수입을 얻고 있다. 창업비용은 530만원. 점포를 두지 않고 집에서 운영하는 방식이다.
도서 대여는 단행본 위주로 이뤄진다. 본사에서 책을 구입해 운영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초기에 너무 많은 책을 구입하지 말고 회원 수를 봐 가며 구입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신간과 꾸준히 인기를 얻는 동화책을 별도로 갖추면 좋다.
책을 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판매하는 것도 중요한 수입원. 이때는 본사에 책을 주문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재고를 떠안을 위험은 없다.
회원모집은 아파트 단지에 매주 한 번씩 열리는 장터에서 ‘파라솔’을 펼쳐 놓는 것으로 시작했다.
“무엇보다 아이들 연령이나 성격에 맞춰 책을 권해 줄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죠. 좋은 책을 보고 만족한 고객은 그 책을 별도로 구입하기도 하고 새 회원을 소개해 주거든요.”
덕분에 신간으로 나오는 동화책은 빠짐없이 읽는 ‘혜택’을 입고 있다. 앞으로 250명까지 회원을 확보하면 월 2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씨의 기대.
그러나 비슷한 아동도서 대여 사업을 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 단점이 있다.
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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