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원대 괴자금 전재용씨 14년된 낡은차 타고 출두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는 130억원대의 자금을 관리해 온 전두환(全斗煥)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在庸)씨를 5일 오전 소환해 자금의 출처 및 사용처 등을 조사했다.

검찰은 특히 이 돈이 전 전 대통령이 숨겨둔 것으로 추정되는 비자금의 일부인지를 집중 조사했다.

재용씨는 이에 대해 “2001년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이규동씨)에게서 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재용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두지 않고 있다.

검찰은 2001년 차명계좌에 입금된 100억원대의 국민주택채권을 포함한 130억원대의 괴자금이 전씨 비자금으로 확인될 경우 이 돈을 전액 몰수할 방침이다.

검찰은 돈의 출처를 밝히지 못하더라도 재용씨가 정상적인 방법으로 130억원이라는 거액을 모을 능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 증여세 포탈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재용씨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 청사에 출두하면서 14년 된 낡은 콩코드 승용차를 이용해 눈길을 끌었다.

재용씨는 모자를 눈썹 부위까지 푹 눌러 썼으며 괴자금의 출처 등을 묻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은 이날 밤 12시경 재용씨를 귀가시켰으며 6일 오전 다시 소환할 방침이다.

정위용기자 viyonz@donga.com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