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찰관은 수사 인력이 부족해 평소 알고 지내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위험한 수사에 민간인을 동원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4일 오후 6시 5분경 경기 구리시 사노동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경찰청 소속 김모 경사(49)와 민간인 4명이 이모씨(40)의 컨테이너 차량을 수색하다 불이 나 박모씨(33)가 숨지고 오모씨(32)가 전신 3도의 화상을 입었다.
박씨와 오씨는 김 경사의 지시로 수색을 위해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가 라이터를 켰다가 변을 당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김 경사가 이날 오전 밀수 제보를 받았으나 수사 인원이 없어 아는 후배 4명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민간인 4명은 골프용품 수입 사업을 함께 하는 동업자로 평소 김 경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경사 등은 이날 오후 4시반경 경부고속도로 기흥IC에서부터 이 차량을 뒤쫓았으며 박씨와 오씨가 컨테이너 안을 수색할 당시 다른 민간인 2명은 운전석 앞에 서 있어 화를 면했다.
이 차량은 이날 오전 10시반경 중국에서 수입한 붕어를 경기 평택항에서 인근 보세창고로 옮긴 뒤 이동 중이었으며 수색 당시 텅 비어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컨테이너 안에 붕어를 옮길 때 사용한 산소가 상당량 남아 있어 라이터를 켜는 순간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 등은 김 경사의 요청에 따라 이전에도 세 차례 밀수 운반차량을 미행하는 등 수사에 동원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화재감식이 끝나는 대로 화물차량과 운전자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한편 김 경사가 수사에 민간인을 동원하게 된 경위 등을 자체 조사할 계획이다.
구리=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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