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의 딸 현진양(당시 19세·사진)은 서울대 사회과학대에 합격, 입학을 앞두고 지하철 방화 참사로 전동차 안에서 숨졌다.
이씨는 “참사 발생 1주년(18일)이 다가오면서 딸의 모습이 눈앞에 어른거려 가슴이 아프다”면서 “가족회의에서 ‘국민 성금 등으로 받은 유족 보상금을 뜻있게 써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지하철 참사 당시 딸을 잃은 슬픔을 억누른 채 ‘지하철 참사 대구시 비상대책위’에서 부상자와 희생자 유족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기도 했다.
현진양의 고교 3학년 담임인 김돈호 교사는 “현진양은 평소 남을 위한 봉사활동에 적극적이어서 친구들로부터 (남을 위해 희생하는) 그리스 신화 속의 인물인 ‘시지프’로 불렸다”고 말했다.
대구외국어고교 노영옥 교감은 “이씨가 기탁한 장학금으로 ‘작은 시지프 이현진 장학회’를 만들어 학교 수석 졸업자와 입학자에게 100만원씩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구=정용균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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