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말만 앞서는 경남이벤트…대형행사 잇따라 차질

  • 입력 2004년 2월 5일 21시 57분


경남도가 개최할 예정이거나 유치를 추진 중인 대형 행사에 잇따라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사전 준비 미흡과 주먹구구식 계획이 주된 이유. 이로 인해 경남도의 대외 신뢰도가 추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기계 박람회=경남도는 격년 행사인 ‘2004 한국국제기계박람회(KIMEX 2004)’를 10월 6일부터 6일간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창원시 두대동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키로 했다가 5일 장소 변경에 나섰다.

창원컨벤션센터 건립사업단이 최근 “공정이 35%에 불과해 KIMEX 개최 전까지 완공이 어렵다”고 통보해 온 때문이다.

경남도는 지난해부터 행사 개최장소를 창원컨벤션센터로 명시하고 영어와 일어, 중국어로 된 참가안내서를 국내외에 배포하는 등 홍보작업을 벌였으며 이미 150여개 업체의 참가신청을 받은 상태다.

이에 따라 경남도의 대외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게 된 것은 물론 대체장소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경남도는 창원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과 도의회 뒤 운동장 등을 임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콘크리트 타설비 등 3억∼8억원 가량이 필요해 그동안 KIMEX를 열었던 창원실내체육관 앞 ‘만남의 광장’과 주차장 등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참가신청 마감인 5월 말까지 홍보를 다시 하고 업체의 이해를 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리아 에어쇼=경남도는 최근 ‘2004년 역점시책’을 발표하면서 2005년 코리아 에어쇼를 경남에 유치하겠다고 밝혔으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경남도는 국제기계박람회와 F1(포뮬러 원) 자동차 경주대회 등과 함께 ‘경남의 3대 이벤트’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에어쇼는 공항이 있는 사천에서, 항공부품 전시는 창원컨벤션센터를 활용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2년마다 열리는 코리아 에어쇼를 주최하는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KAIA) 측은 “공군과 협의해 개최지를 결정하겠지만 경남은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밝혔다.

KAIA 실무자는 “지난해 부산 코리아 에어쇼의 경우도 해외 참가업체들이 국내 국방 관계자와 기업 경영자 등을 (지방에서는) 접촉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며 “경기 성남(서울공항)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사천과 창원의 경우 입국하는 5000명 이상의 해외 유명인사와 바이어, 그리고 20만 안팎의 국내외 관람객이 머물 숙박시설 등 인프라가 크게 부족한 점도 걸림돌로 분석됐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코리아 에어쇼 유치 의향서를 낸 데 이어 KAIA 측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이전의 에어쇼는 모두 성남에서 열렸다.

창원=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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