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청장 노태섭·盧太燮)은 지난해 10월 한국교원대 김정률(金正律·64) 교수와 충북 과학고 김경수(金京秀·33) 교사가 제주 남제주군 대정읍 상모리 및 안덕면 사계리 4만9912평의 해안가 일대에서 사람 발자국 100여점, 사슴 발자국 1000여점, 새 발자국 200여점, 말 발자국 20여점 등 다양한 동식물 화석 수천점을 발견했다고 6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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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이번 발견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사람 발자국 화석은 탄자니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이탈리아, 프랑스, 칠레에 이어 세계에서 7번째이며 아시아에서는 최초”라며 “발자국은 세 종류로 크기는 전체길이가 21∼25cm가량이며 뒤꿈치(heel), 중간 호(medial arch), 앞꿈치(ball)가 뚜렷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 이인규(李仁圭·68·서울대 명예교수·생물학) 위원장은 “발자국의 주인공들은 5만년 전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로 현재 인류와 비슷하다”며 “세계 다른 곳에서 발견된 발자국들과 비교해 볼 때 시기적으로 후대인데다 모양이 뚜렷해 지질학계에 충격을 던질 만하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이들 화석은 제주 지역에 구석기인들이 거주했으며 이들의 신체구조까지 유추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고 밝혔다. 화석이 발견된 지층은 생성 시기가 5만년 전으로 추정되는 신생대 제4기 후기 플라이스토세(중기 구석기시대)에 속하는 것으로 화산으로 용암이 분출되면서 형성된 응회암 퇴적층으로 밝혀졌다.
문화재청은 훼손 방지를 위해 이 일대를 국가지정문화재인 천연기념물로 가지정하고 출입통제 등 긴급 보존조치를 취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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