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의 불만은 교육청이 근거리 배정 원칙을 무시했다는 것.
이모씨(43)는 “딸이 집 근처 중학교인 남동중, 만월중, 만수중을 1∼3지망으로 썼는데도 10지망인 남동구 논현동 논곡중에 배정됐다”며 “34번 버스를 타고 모래내시장에서 내려 20번 버스를 이용해 학교에 가는데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올해 논곡중의 1학년 학급이 2개 늘어나자 교육청이 정원을 채우기 위해 남동구지역 일부 초등학교에서 20명씩을 이 학교에 배정했다고 주장했다.
옥련초등학교에 다니는 하모군(13)도 집 근처에 있는 인송중과 옥련중을 1, 2지망으로 썼지만 10지망인 선학중에 배정됐다.
이 초등학교에서는 남학생 22명과 여학생 6명이 10지망 학교에 배정된 것으로 밝혀졌다. 하군의 부모는 “출근시간에 늘 만원인 마을버스에 태워 1시간 거리에 있는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하면 앞이 깜깜하다”며 “4년 전 마을버스를 타려던 중학생이 버스가 급출발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기도 했다”고 걱정했다.
일부 학부모는 “교육청에 항의했더니 관계자가 ‘그렇게 불만이 많으면 전학간 뒤 1년 후 다시 학교를 배정받으면 된다’고 말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중학교 배정에서 이 같은 문제가 생긴 것은 올해 개교 예정이던 간석중과 능허대중의 개교 시기가 민원 때문에 내년 3월로 늦어졌기 때문이다.
인천동부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 배정 관련 설문조사를 해 예비 지망 가이드북을 제공했다”며 “이를 토대로 지망순위를 정했으면 집에서 먼 10지망에까지 배정되는 확률이 낮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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