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조인 이 왜가리는 4일 향원정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조류보호협회가 왜가리를 인수해 지금은 용산구 한강로 협회 사무실에 냉동 보관하고 있다.
향원정 일대는 나무가 무성하고 경복궁에서 자연 풍광이 가장 뛰어난 곳. 2001년 향원정에서 이 새가 처음 확인됐을 때, 여름 철새인 왜가리가 이례적으로 4계절 내내 경복궁에 둥지를 틀었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일부에서는 향원정 바로 옆에 있던 건청궁(乾淸宮)에서 명성황후가 시해됐던 점을 들어 “왜가리로를 통해 명성황후의 혼백이 되살아난 것 아닌가”라는 얘기도 떠돌았다.
3년 넘도록 우아하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경복궁을 찾는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이 왜가리가 이제 수명을 다한 것이다.
조류보호협회는 “나이가 들어 자연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복궁의 명물이었던 새가 세상을 떠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협회는 조류 전문가와의 검토를 거쳐 이 왜가리를 박제로 만들 계획이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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