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생활 2년 만에 첫 연봉의 약 10배를 벌어들인 26세 고졸 영업사원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중소 정보기술업체인 인터컴소프트웨어 특수영업팀 신진우 팀장(26).
10일 인터컴소프트웨어에 따르면 신 팀장은 지난해 뛰어난 영업 실적을 올린 대가로 연봉과 인센티브를 합쳐 1억 2000만원을 받았다.
2002년 11월, 본격적으로 영업을 맡기 시작하면서 '실력 발휘'를 했고 이로서 그는 지난 한 해 사장보다 돈을 많이 번 사원이 됐다.
대학을 한 학기도 다니지 않고 중퇴한 그는 "학벌 대신 능력으로 인정받겠다는 생각으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은 것이 '영업 신화'를 이룬 비결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1998년 이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당시에는 인터넷에서 자료를 받아 PC통신에 올리는 단순 작업을 했다. 당시 월급은 고작 15만원. 군복무를 마치고 2001년 입사한 뒤에는 사장의 운전기사 노릇도 했다. 억대를 버는 지금도 단순 서류 작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
영업사원으로서 겪은 최대의 난관은 역시 학벌과 나이.
"고객사와 계약을 마친 뒤 학력을 밝혔다 계약을 파기 당한 적도 있었어요. '믿을만한 사람이 아니다'는 설명이었죠."
약관을 갓 넘긴 나이 또한 불리하게 작용했지만 이는 곧 장점으로 승화시켰다.
"조금만 친해지면 '형님' '어르신'으로 모셨죠. 이삿짐도 날라주고 부부 동반 야유회를 가면 아이도 대신 봐주고…. 거꾸로 어린 사람한테 굽실대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은 것 아닌가요?"
고객사 담당자에게 승진 등 기쁜 일이 생기면 형식적으로 화환을 보내는데 그치지 않고 '깜짝 이벤트'를 펼치기도 했다.
"퇴근 무렵 회사 앞에 찾아가 차 트렁크에 가득 채워둔 풍선을 날린 적도 있어요."
신 팀장의 친구들 가운데는 여전히 직장을 구하지 못한 사람도 있고 현재 직장에 만족하지 못한 채 호시탐탐 전직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는 "초봉만 보고 직장을 고르지 말고 적성에 맞는 일이 있으면 일단 뛰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종종 사장님께 '돌아가실 때 까지 함께 하겠다'고 말해요. 이런 주인의식이 없으면 영업은 물론, 일의 재미도 못 느끼죠. 영업의 힘은 주인의식에 있는 것 같아요."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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