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고양시 일산구 식사동 건축폐기물 처리업체인 인선ENT 오종택(吳鐘澤·44·사진)사장은 개인 재산 5억원을 냈고 직원 130여명은 매달 급여 총액에서 1%를 내기로 하고 최근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회사 차원에서는 이와 별도로 직원들이 낸 만큼 같은 금액을 장학금으로 내놓기로 했다.
오 사장은 10일 "처음부터 거창한 장학사업을 시작하기보다 조금씩 뜻을 모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회사가 소재한 고양시 학생들부터 돕고 싶다"고 말했다.
직원 자녀에 대해서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학업을 마칠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탓인지 직원 전체회의에서 전원이 흔쾌히 장학 재단 설립에 동의했다.
장학재단 설립은 폐콘크리트에서 천연 자갈과 모래를 추출해내는 이 회사의 사업 내용과도 관련이 있다.
"으리으리한 건물이 낡아 철거되고 우리 공장을 거치면 다시 건축물 자재인 자갈과 모래로 변하고, 나중에는 또 이 과정을 반복하겠죠. 저도 이렇게 번 돈 일부라도 회사 직원들과 더불어 사회 속에서 순환시키면서 살고 싶었습니다."
인선 측은 청계천 복원 공사 현장에서 나온 폐콘크리트에서 뽑아낸 자갈과 모래로 실험·연구용으로 쓰일 건물을 짓고 있다. 이달 중 완공될 이 건물은 사회적 부(富)를 나눈다는 차원에서 자원의 재생 과정을 연구하는 누구에게나 개방될 예정이다.
'순환하고 나누어야 한다'는 오 사장의 생각은 '3,3,3,1'이라는 경영철학의 토대가 됐다.
이익의 30%는 주주에게 배당해야하고, 다른 30%는 재투자, 마지막 30%는 회사유보, 10%는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 사장은 "장학재단에 개인적으로 30억원을 기부할 생각"이라며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하는 게 유일한 소망"이라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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