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대선자금 청문회]우리당 의원들 청문회장 점거 파행

  • 입력 2004년 2월 10일 18시 55분


10일 오후 국세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손영래 전 국세청장(왼쪽), 김성래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 등 증인들이 선서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엔 주요 증인들이 상당수 불참했다. -김경제기자
10일 오후 국세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청문회에서 손영래 전 국세청장(왼쪽), 김성래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왼쪽에서 세번째) 등 증인들이 선서하고 있다. 이날 청문회엔 주요 증인들이 상당수 불참했다. -김경제기자
“부당한 청문회라 방해할 수밖에 없다.”(열린우리당 신기남·辛基南 의원)

“부당하면 다 물리적으로 방해하나. 신 의원은 법조인으로서 부끄럽지 않나.”(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

“법률가이기 이전에 정치인이다.”(신 의원)

“정치인이기 이전에 먼저 인간이 돼라.”(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

10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금융감독원 청문회는 한나라당 민주당 의원들과 청문회장을 점거한 열린우리당 의원들간의 막말과 고성, 몸싸움으로 파행을 빚었다.

또 이날 오후 열린 국세청 청문회의 증인 16명 중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閔景燦)씨와 민씨의 동생 상철씨, 노 대통령의 부산상고 선배 이영로씨 등 11명이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아 ‘반쪽’ 청문회가 됐다.

국세청 청문회는 열린우리당 법사위원들이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증인 채택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 대한 항의의 뜻으로 퇴장해 야당 단독으로 진행됐다.

열린우리당 의원 20여명은 이날 오전 9시50분경부터 금융감독원 9층에 설치된 청문회장의 법사위원석을 점거했다. 또 같은 당 이종걸(李鍾杰) 송석찬(宋錫贊) 최용규(崔龍圭) 의원은 김기춘(金淇春·한나라당) 법사위원장과 몸싸움까지 벌이며 개회 선언을 막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열린우리당이 요구한 한나라당의 불법 대선자금 관련 증인도 채택해야만 편파적인 청문회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정상화시킨 뒤 증인 문제를 논의하자”고 맞섰다.

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에 대한 국회의 석방요구안 처리의 부당성을 거론하며 “도둑이 도둑(서 전 대표)을 풀어주고, 도둑 잡는 사람(검찰)을 협박해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청문회를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한나라당 김용균(金容鈞) 의원 등은 “석방요구안은 초당적인 의결을 거쳤으며 검찰의 ‘502억원 대 0원’이라는 편파 수사 결과를 그냥 두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받아쳤다.

또 민주당 조재환(趙在煥) 의원은 “열린우리당 정동영(鄭東泳) 의장은 설날 환경미화원들이 묶어놓은 쓰레기봉투를 쓰레기통에 던지면서 거리 청소를 하는 듯 5분 동안 쇼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그런 허위 폭로가 나오기 때문에 청문회를 반대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법사위원석을 돌려달라”는 김 위원장의 요청을 계속 무시하다가 낮 12시가 되자 김근태(金槿泰) 원내대표의 지시로 한꺼번에 청문회장을 빠져나갔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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