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이영숙(李永淑·49) 교수는 10일 자신이 받은 여성과학기술자상 상금 1000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 12월 중금속을 흡수하는 환경정화용 식물 연구로 제3회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자상’(과학기술부, 동아일보 후원)을 받았다.
이 교수는 또 올해부터 2013년까지 10년 동안 매년 1000만원씩 장학금을 기탁해 포항공대 대학원 박사과정 여학생에게 주기로 약속했다.
그는 이 장학금의 이름을 ‘새터 장학금’으로 지었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81년부터 89년까지 미국 코네티컷대에서 공부할 당시 지도교수였던 루스 새터 교수(여·1989년 작고)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새터 교수의 남편인 로버트 새터 코네티컷주 고등법원 판사(83)도 아내의 생일인 3월 8일에 맞춰 매년 1000달러씩 포항공대측에 여성과학자 장학금을 내놓기로 약속했다. 새터 판사는 이 교수에게 보낸 편지에서 “유언장에 내 재산이 다 없어질 때까지 장학금을 내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겠다”고 말했다. 미국 유학 때 새터 교수 부부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는 이 교수는 “새터 교수님은 평소 다음 세대를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말씀하시곤 했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여성 과학도들이 더 열심히 연구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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