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초등생 '실종' 사건…경찰 수사 허점

실종된 초등학생의 신원이 실종 당일 파악됐으나 경찰이 이 학생을 미아보호시설에 넘기고 보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4일 오전 10시경 인천 동구 송림동에 사는 박모군(7)이 외할머니(57)와 함께 S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다녀온 뒤 집에 들어오지 않아 5일 박군의 어머니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동네 초등생 등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인 결과 실종 당일은 물론 5, 6, 8, 9일 박군을 동네 인근에서 목격했다는 진술에 따라 단순가출로 보고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10일까지 행적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박군은 4일 오후 외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전북 군산시의 한 포장마차에 버려져 있었다.

박군의 외할머니가 이혼해 혼자 살고 있는 딸(박군의 어머니)의 재혼에 방해가 된다며 학교에 다녀 온 박군을 오후 5시경 시외버스에 태워 군산시 월명동의 한 포장마차로 데려가 버린 것.

포장마차 주인(48)은 혼자 남겨진 박군을 군산경찰서 중앙지구대에 신고했으며 경찰은 박군의 이름과 나이 등을 파악한 뒤 미아보호시설인 S애육원으로 넘겼다.

그러나 경찰은 내부 전산망인 '182 미아 가출 신고센터'에 박군에 대한 미아발견 및 신병인계 사실을 11일까지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사건 수사를 맡은 인천경찰은 실종 당일 마지막까지 박군과 함께 있었던 외할머니 행적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군은 11일 애육원장(64)이 미아 가출 신고센터에 올려진 실종자 인적사항과 연락처를 보고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12일 오전 2시 집으로 돌아왔다.

경찰은 12일 박군을 버린 혐의(유기)로 외할머니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경찰청은 최근 경기 부천 초등생 살해사건과 포천 여중생 실종사건과 같은 강력범죄 소탕을 위해 '미아 및 실종자 인권보호 및 수사체제 대폭 강화안'을 발표했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