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입사시험을 준비 중인 이들이 논술과 작문 실력을 높이기 위해 과외교사에게 중고교생처럼 그룹과외를 받고 있는 것. 이들은 지난달부터 전직 신문기자를 교사로 초빙해 각자 월 15만원씩 내기로 하고 과외를 시작했다.
과외를 제안한 김모씨(26)는 “논술과 작문은 일반 학원에서는 배우기 어렵고 출제 경향을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합격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삼삼오오 과외를 받는 이른바 ‘취업 그룹과외’가 유행하고 있다. 취업난이 이어지자 학원을 다니는 것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는 대학생들이 그룹과외를 받고 있는 것.
그룹과외는 학원 강의에 비해 2∼3배 많은 돈이 들지만 학원에서는 얻지 못하는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실전 업무를 미리 익히기 위한 과외도 있다. 올해 8월 졸업 예정인 지방대생 박모씨(28)는 영업직 회사원을 꿈꾸는 친구 4명과 최근 과외를 시작했다. 한 달에 2번 모여 대기업 영업사원을 교사로 모시고 영업사원의 태도와 업무 방식에 대해 배우는 것.
박씨는 “열심히 할 테니 합격시켜 달라고 조르는 것보다 ‘나는 이만큼 영업직을 잘 이해하며 준비도 오래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취직하는 데 유리하다는 생각”이라며 “매월 10만원씩 들지만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과외의 유형도 다양하다. 토익시험을 위한 회화과외와 중국어 독일어 등 제2외국어 회화과외, 컴퓨터 프로그램 과외와 실전 면접과외, 고시 합격생에게 지도를 받는 ‘고시과외’와 변리사 등 자격증 취득을 위한 자격증과외도 있다.
온라인 채용정보 업체 잡코리아가 지난해 봄 입사한 신입사원 83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8.9%가 취업을 하기 위해 학원 강의 등 ‘사교육’을 받았다고 답했다. 매달 100만원 이상을 투자한 응답자도 4%로 이들 중 상당수가 ‘그룹과외’를 받았다.
잡코리아 정유민 이사는 “인기 대기업 경쟁률이 수백 대 1을 넘어서면서 그룹과외가 확산되고 있다”며 “작문 논술 회화 컴퓨터 등 전문성이 강조되는 분야에서 그룹과외의 학습효과가 높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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