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마을 조성은 경기도가 파주시에 영어마을을 건립한다고 발표한 이후 벌써 두 번째 나온 것이다. 방학 중에는 영어캠프를 열어 인근 미군기지에서 미군들에게서 영어를 배우게 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시장의 반응은 빨랐다. 의정부에서는 발표와 동시에 거론된 지역 주변의 부동산 가격이 요동을 쳤다. 부동산업자들은 행정타운이 들어오니 서둘러 상가를 분양받아야 한다고 열을 올렸다.
낙후된 경기 북부 개발 계획이 나쁠 리 없다.
문제는 영어마을 계획의 경우 타당성 검토가 아예 이뤄지지 않았고 올해 책정된 예산도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경기 제2청은 예정지가 송산동과 민락동이라고만 밝혔다. 이 지역은 영어마을 조성계획 발표 이튿날인 12일 퇴임한 2청사 부지사 정승우씨의 총선 출마 예정지다.
미군기지에서의 영어 교육 계획에도 주민들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미군이 영외에서 영어교육봉사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부대에 한국 민간인을 출입시켜 미군과 그 가족까지 나서 영어 교육을 시켜 준 사례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 제2청은 또 금오동 행정타운의 경우 2곳의 미군기지가 이전하는 것을 전제로 현재 이들이 사용 중인 8만여평 부지를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미군기지가 이전하지 않으면 행정타운은 없는 셈이다.
이에 앞서 2일에는 한현규 경기도 정무부지사가 5000억원을 들여 수원시 또는 성남시 판교에 서울대와 함께 첨단 연구개발센터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기도는 예정부지로 수원 이의신도시를 추천한다는 내용까지 덧붙였다. 한 부지사는 나흘 뒤인 6일 이의동이 포함된 지역에 출마한다며 사표를 냈다.
경기도 고위 인사들의 출마 예정지에 타당성 조사나 구체적 추진계획도 없이 발표되는 장밋빛 청사진이 과연 실현 가능한 것인지, 그 화려한 계획은 누구에게 보탬이 되는지 의문이 든다.
이동영 사회2부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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