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해당 학교장은 “전산처리 및 학급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출석번호를 분리했을 뿐 남녀차별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여성부는 강양의 손을 들어줬다. 일률적으로 남학생 번호를 먼저 부여하는 것은 남녀차별이며, 남녀차별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출석부 번호를 부여할 것을 전국 학교에 권고했다.
그렇지만 여성부의 이 같은 권고는 각급 학교에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교조 경북지부가 12일 경북도내 초등학교(160곳) 중고교(58곳) 등 218개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80개 학교(83%)가 여전히 출석부에 남녀 학생을 일률적으로 구분했다.
남녀를 구분하는 학교는 ‘남학생 먼저, 여학생 나중’ 방식의 출석부를 사용하는 경우가 165개교(92%)나 됐다.
‘왜 남학생과 여학생을 일률적으로 구분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108개 학교(60%)가 ‘관행’이라고 말했으며, 66개교(37%)는 ‘업무효율 때문’이라고 답했다.
‘출석부 남녀구분은 남녀차별이라는 여성부의 결정을 아느냐’에 대해서는 138개교(63%)가 ‘안다’고 응답했고, 80개교(37%)는 ‘모른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를 한 전교조 경북지부 이옥남(李玉南·구미여중 교사) 여성위원장은 “키 순으로 출석부를 매기는 것이 불합리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남학생을 우선하는 출석번호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가나다 순 등 학교실정에 맞게 남학생과 여학생을 섞어서 출석번호를 매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녀학생을 섞어서 출석번호를 부여하는 구미 신평중학교의 경우 불편함이 없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컴퓨터가 발달해 섞어서 출석부를 만들어도 헷갈리지 않는다”며 “이름만 보고 남학생인지 여학생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때에만 괄호 안에 남녀를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동=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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