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섬은 한 때 대통령 별장(청해대·靑海臺)이 있던 거제시 장목면 유호리 산 88-1 저도(猪島·13만1300여평).
거제시의회는 12일 “저도 관리권의 거제시 환원을 위해 지역 주민단체와 공동으로 25일까지 범시민서명 운동을 벌이고 이달 말경 청와대와 국회, 국방부를 직접 찾아 건의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신(李榮信) 거제시의회 의장은 “저도는 대통령 별장에서 해제된 지 10년이 넘었고 2010년 완공 예정인 거가대교가 통과하는 데다 해군에서 콘도 건립 계획까지 세워 두었다”며 “군사상 중요성은 크게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도 관리권을 거제시로 넘겨 관광지 등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일부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집단행동 움직임도 있다”고 말했다.
해군도 적극 대응에 나섰다.
해군기지사령부는 최근 지역 언론인을 저도로 초청해 설명회를 가진데 이어 거제시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자료도 배포했다.
해군은 “저도는 진해 군항을 방호하기 위해 설정된 단계별 방어작전 중 제 1선에 위치하는 전략적 요충지”라며 “거제시의회의 관리권 이양 주장은 이 같은 중요성을 모르는 비현실적인 요구”라고 지적했다.
해군은 특히 “저도에는 자체방어 전력은 물론 주요 군사시설물이 배치돼 있다”며 “거가대교가 통과하더라도 전략적 가치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 “저도에 건립할 예정인 콘도는 레저용이 아니라 콘도형 장병숙소”라고 반박했다.
한편 거제지역의 총선 출마 예정자들 역시 저도 관리권의 거제시 이양에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정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도는 1954년부터 해군이 관리권을 행사하고 있다.
1972년 대통령 별장으로 지정된 이후 청해대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1975년 행정구역이 진해시에 편입됐다가 1993년 별장 해제와 함께 거제시로 환원됐다.
진해=강정훈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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