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양항 세일즈 나서라"…물동량 증가세 감소

  • 입력 2004년 2월 12일 22시 37분


《동북아시아 허브 항을 꿈꾸는 전남 광양항이 위기를 맞고 있다. 호남 충청권 화주들이 광양항을 외면하면서 화물 처리량이 부산항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데다 중국 상하이항이 해상 물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항만 배후단지 개발과 다국적 물류기업, 대형선사 유치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동량 증가세 매년 감소=12일 광양항 컨테이너부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20피트짜리 컨테이너 처리량이 당초 목표치인 150만개보다 훨씬 적은 117만4000개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08만333개에 비해 11% 가량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광양항의 컨테이너 처리실적이 매년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광양항은 1998년 7월 개장이후 12월까지 3만3768개, 99년 41만7344개, 2000년 64만2230개, 2001년 85만5310개, 2002년 108만333개, 2003년 117만개로 처리물량이 늘어났으나 증가세는 1135.9%→53.9%→33.2%→26.3%→11%로 매년 곤두박질치는 추세다.

반면 부산항은 지난해 컨테이너 처리실적이 1000만개를 넘어서 지난해 12월23일 감만부두에서 1000만개 돌파 기념행사를 갖기도 했다.

▽활성화 대책 시급=지난해 광양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이 목표치의 78.3%, 적정처리량(200만TEU)의 58.7% 수준에 그치자 광양항이 로컬항으로 전락할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외국계 부두운영 및 이용선사들은 “최근 상하이항이 부두증설에 나서고 있어 화물 유치책이 시급하다”면서 “2011년까지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규모를 당초보다 3분의 1로 줄이고 비용을 배후단지 개발이나 화물유치 등으로 돌려 자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와 광양시는 포화상태에 이른 부산항에 비해 당장 이용 가능한 59만평의 배후단지를 일본 물류기업들의 중간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선사와 화주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올해 들어 세계 10대 컨테이너선사인 중국 차이나쉬핑사가 운항을 재개하고 12일 부두 운영사인 허치슨사와 부정기 노선운행 계약을 체결, 광양항 활성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차이나쉬핑사가 2002년 12월 운항중단 이후 1년 만에 재취항하면서 지난달 1만2819개, 이달에는 3111개 등 지금까지 1만5930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했다. 이는 운항중단 전 연간 처리물량(2001년 8554개, 2002년의 1만584개)을 훨씬 웃도는 것이다.

국내 선사인 MC라인도 지난달부터 주 2회씩 광양항에 기항하기 시작해 처리 물량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광양시 관계자는 “차이나쉬핑사의 정기 운항을 위해 이성웅 시장이 12일 중국 상하이를 방문해 회사측과 계약을 체결하는 등 광양항 포트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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